"아, 신경쓰지 말고 가도 돼…"
로코 카르보
Roch Carbo
카엘루마 성국
183cm  , 78kg  ,  18y

✦징조
〈고개를 푹 수그린 채, 비관적인 말을 읊조린다.〉

“이딴 건 쳐다보기도 싫어…”


낡은 제 어머니의 초상화를 고개를 푹 수그린 채 작게 읊조렸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그림을 두고 몸을 일으키던 순간, 주위를 밝히기 위해 세워놓았던 초가 어떤 연고도 없이 엎어졌다. 불길은 마치 응당 그래야 한다는 듯 캔버스로 옮겨붙으니 뒤늦게서야 불을 꺼트렸으나 타버린 캔버스가 지녔던 과거의 모습은 흔적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의 말이 실현된 것이다. 아주 부정적인 방법으로. 


※두상 출처:@cerezalicor

인상착의

탁하고 힘없는 밀발은 그다지 정돈되지 못 한 채 눈썹을 덮고 있다. 더하여 생기와는 거리가 먼 회색 눈동자에는 이질적인 붉은 색이 섞인 채 그 눈꼬리 끝이 살짝 올라가 제법 무정한 눈매를 만들어냈다. 평소에 짓는 표정을 덜어내고 이목구비만을 따라가면 제법 처지고 음울한, 예민해 보이는 인상. 


다만 평소에는 멍하게 있거나 흐릿하게나마 볼을 붉히며 웃으니, 그 낯은 그가 느끼는 온갖 감정을 곧잘 드러냈다.


웃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나른함이나 지루함, 멍함… 크지 않은 이목구비의 변화 속에서도 알아보기 어렵지 않아 본래의 예민함은 온전히 그가 혼자 있을 때에나 두드러졌다. 그러나, 이리야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다고 한들 그에게 미미하게 깔린 음울함은 어떤 표정에도 쉽게 지워질 길이 없다. 


펠레그리나까지 착용한 정복을 입고 있으며, 단추 하나까지도 꼼꼼히 채웠다. 다만, 종종 얼굴과 손을 포함한 옷에도 미처 닦아내지 못 한 염료가 남은 때가 더러 있으니, 그가 드물게 만텔로네를 걸쳤다면 묻은 물감을 차마 닦아낼 시간이 없었다 생각해도 좋다. 옷에 묻은 무언가를 물로 거칠게 닦아내는 경우가 많아 꼼꼼하게 걸친 착용새와 달리 그것을 자세히 뜯어보면 옷자락은 미미하다만 조금씩 구겨져 있고 그 끝은 종종 젖어 있다.


키는 제법 크나, 굽은 등과 움츠러든 어깨 탓에 비슷한 체격의 이들보다 외려 왜소해 보인다.

품행

[부드러운, 다양한 얼굴]

“괜찮아, 이거… 빌려줄까?”


누구에게나 퍽 친절한 모습을 보여준다. 선뜻 제 물건이나 손을 빌려줘 놓고 돌려받지 못 하는 일이 허다하니 그를 보며 답답해하는 이들도 드물지 않다. 주위 사람들이 그를 대신해 찾아가 돌려받는 일이 더 많을 지경. 누가 이에 대해 쓴소리하더라도 눈조차 마주치지 못 하고 그 상황을 무마하려는 것이 뻔한 웃음을 보였다. 타인의 날 선 말이나 비꼼, 냉소를 전부 다 인지하고 있음에도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린다. 그런 것에 대응하고 무언가를 소모하기보다 한시 빨리 혼자 남아 맛있는 것을 먹고, 책을 읽고, 풍경을 바라보고, 빈 캔버스를 쳐다보는 것을 택하는 인물.


하지만 그렇게 무언가를 외면하고,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그가 무언가를 ‘느끼고 있음’의 반증이다. 실제로도 그는 멍한 모양새로 매번 일이 초 늦게 반응하나, 당시에 느끼는 감정은 또 금방 얼굴에 드러냈다. 볼을 붉히며 웃거나, 쉽게 눈물 흘리고, 앓거나 질려하거나. … 나열하기엔 많은 것들. 하지만, 이 모든 감정과 생각도 모두에게 드러내진 않았다. 


그는 제 모습을 이해하고, 품어주는 이를 ‘선별’하니, 그것은 그가 드러내는 것조차 ‘완전한 내면’은 아니라는 뜻이다. 



[순종적인, 단절하는]

“ 응, 말씀하신… 일이잖아.”


그것이 자신에게 직접적인 해가 되지 않는 이상, 그는 무엇을 부탁받고 어떠한 것을 배운들 그에 대해 깊게 고민하거나 의미를 찾지 않는다. “그런 건 머리 아픈걸…” 작게 흐려지는 말꼬리, 특히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표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크게 두드러졌다. 당신이 알아서 해달라는 양, 모든 것이 자신에겐 너무 어려운 문제라는 듯… 익히 아는, 그 미미하게 웃는 낯으로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이리 지껄이는 듯한 표정을 짓는 건 ‘자신에게 이 이상의 책임을 찾지 말라.’ 라는 암묵적이고 일방적인 약속이다.


그를 자세히 지켜보면, 다정한 듯 굴면서도 늘상 물과 기름처럼 외부와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꼭 스스로의 일부분을 어딘가에 두고 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하여, 내리 멍한 얼굴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뒤늦게 그 일부를 집어넣은 듯 느린 반응을 했다. 그 찰나의 순간은 언뜻 드러나기 직전까지도 ‘어떠한 과정’을 거친 것처럼 보이니, 온전히 드러나는 것 같은 표정에서도 껍질 하나를 덮은 듯 묘한 괴리감을 느끼게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아둔한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휘말릴 것 같은 모든 일에는 늘상 기민하게 알아차려 들어가려던 것을 거두고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니… 그저 ‘둔하다’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유약한]

“이런 거, 지긋지긋할 정도로 잘 아니까…” 


 사실,실제의 그는 날 서고 예민하여 이 모든 것을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유약한 인간이다. 그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외부의 것과 그 변화를 기민하게 알아차리고 반응하니 종국에는 사람을 포함한 부딪히거나 휘말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극도로 꺼리게 되었다. 저주받은 그림이니, 화가니… 멸칭이 그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것에 기여한 바가 전무하다고 할 순 없겠다만, 글쎄… 태생적으로 이런 인간일걸. 예민하고 날 선 본능은 스스로의 안정을 위해 오히려, 자신과 외부를 완전히 유리시키는 것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기로 했다. 그러니, 둔한 인간처럼 보이는 것은 당연하나 정작 그의 내면은 그저 이 순간 잠잠한 척을 하는 파도와 다를 바 없다.  


아주 소중한 가족, 한결같은 풍경, 그림, 일부의 친구, 믿음…  변하지 않거나, 아주 느리게 변하는 것.

 자신에게 그 어떠한 자극도 주지 않는 것.

그들만이 로코에게 평온을 안겨주니, 그는 이것 외에 다른 것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 여긴다.


다른 이들이 하는 말에는 이견 없이 따라가고, 큰 소리 한 번 제대로 낸 적 없다. 드물게나마 미약한 고집을 부리다가도 바람만으로도 꺾여버리니 그 모양새는 바람 앞 촛불과 비슷하다만… 글쎄, 결코 그의 성격을 ‘착하다.’고 말할 순 없다.

이야기

로코 아셰 카르보, Roch Ashe Carbo.

세례명, 아명, 성.



-가족

노스트라해에 맞닿아있는 땅의 끝자락 평민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아버지, 아래로 동생 둘. 가업이라고 하기에도 거창한 작은 크기의 밭과 어업. 부유한 집안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배곯을 일은 없었고, 저들이 아끼는 첫째 아들의 그림 용품은 드물게나마 무리해서라도 낮은 수준의 질로 구해올 수 있었다. 그들을 이루는 옷, 음식, 가구까지 최상급은 아니더라도 이에 대해 불만을 품은 가족은 없었고 그 또한, 자신이 제법 ‘행복하다.’라고 생각하던 순간이다. 


정치, 종교, 학문… 이러한 것은 그들의 일상에 스며있으나, 깊은 탐구의 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니 알고 있으나 고찰은 없고, 그것은 그들의 중심이나 그것을 중점으로 돌아가기엔 부족한 것들이 많았다. 식전 기도는 당연하나 유독 분주했던 날에는 잔소리를 들을지언정 입에 쑤셔 넣기 바빴으며 말씀을 외는 것 앞에는 ‘생계를 위한 수많은 일’이 먼저 나열된다. 책이라는 것은 그들의 형편에 엄두조차 내기 어려우니 외려 로코가 그림-필연적으로 종교화-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루치교에 대한 ‘지식’ 만큼은 가족들보다 앞서게 됐을 정도.



-그림

그들의 부모는 농담처럼 그가 걸음마를 떼기 전부터 돌을 갈아 색을 입혔다고 말했다. 하여튼, 중요한 것은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차라리 아예 재능이 없었다면 몰랐을까, 하필 지나가는 사람의 발걸음을 몇 초라도 붙잡을 수 있는 ‘재능’이라는 게 있었으니, 부모는 종종 무리해서라도 찢어지고 헤진, 혹은 아주 나쁜 질의 종이와 이물이 섞인 안료라도 간신히 구해주는 것으로 그를 응원했다. 


그가 그림을 계속 그리게 된 것, 문제는 거기에서부터 시작됐다. 처음 시작은 제가 그린 그림 속 주인공인 어머니가 며칠이 지나지 않아 사고로 다리를 절기 시작했을 때인가? 이후 그려졌던 남동생은 열병을 앓더니 귀가 나빠졌고 옆집의 우유 짜는 소는 연고도 알 수 없이 깊은 연못에 빠졌다. 그가 그린 그림 속 생명이라고 할만한 것들은 전부 불행해졌으니, 사람들이 ‘저주받은 그림’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나마 그런 상황 속 운이 좋게 능력이 발현되면서 그는 도망치듯 신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의 가족이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에게 큰 뒷받침이 되어 주지 못 하는 형편이지만 어쩌다 큰돈이 생겼을 때엔 학업보다 그가 ‘좋아할 것’을 우선하였으며 그 또한 보답할 수 있는 것은 고작해야 연락이 전부이니 단 한 번도 이를 소홀히 한 적 없다. 



-학업과 생활

의외로, 서부 신학교에 있던 시절부터 성적은 나쁘지 않다. 한 번 주어진 역할에 대해서는 군말 없이 제 몫을 완수하는 이이기도 하였고, 어떠한 줏대 없이 무언가를 외우거나 적용하고, 산출해내는 것에는 크게 부족함이 없는 머리니까. 

이 부분은 단순히 머리를 사용하는 일 외에도 성력까지도 준수하게 다룰 수 있으나 …몸을 쓰는 일은 끔찍한 수준이다.


과거에도, 지금도 그다지 눈에는 띄지 않는 학생이다. 하루치의 일과가 끝나면 남들의 눈을 피해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겼으니 그간에 있었던 사건이나 아이들에 관한 것 - 특히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소문-에 대해서는 거의 알고 있는 바가 전무한 수준. 그의 취미는커녕 호불호를 알고 있는 이들도 극히 드물다. 

그나마 어울렸던 이들은 조용하고, 굳이 그가 아니라도 모두와 원만하게 지내는 이들이 전부다.



-대공 의회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린 이는 아니다. 그러나, 그를 내보내지 않을 이유 또한 없었다. 그는 적어도 ‘겉으로 드러나길’ 헌신적이었고, 제 몫은 충분히 해낼 사람이었으니까. 적어도, 성국의 이름에 먹칠을 할 이는 아니었다. 그렇게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었을 때 의 반응은 … 뻔하지 않나? 어떠한 군말도 없이 참가하였고 잡음조차 내지 않았다.


현재까지도 그는 잡음 없이 조용히, 쥐 죽은 듯 지내고 있다. 



-외부인과 종교에 대해

성국인인 것을 고려했을 때에, 제법 유순하고 별다를 것 없는 태도를 보인다. 


대표적인 이유는 두 가지, 첫 번째. 종교와 이방인에 대해 설전을 벌인다고 한들 그것을 이겼을 때의 짧은 성취감보다 그걸 드러낸 뒤 부딪혀야 하는 갈등과 이후의 시간의 무게가 그에게는 더 크고, 두려운 일이라.


두 번째, 그가 무지하기 때문에. 

자신이 살아왔던 좁은 땅, 이후로는 기껏해야 서부 신학교, 그리고 지금이 그가 알고 있는 세계의 전부이다. 이방인을 이루는 것 중 ‘정확히 무엇이 자신과 어떻게 다른지’를 구분하는 것은 그에게 너무나도 큰 역량을 요구했다. 애초에 그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의 ‘모든 게’ 다르다고 결론 내려 관심조차 두지 않으니 그에게는 ‘앎’을 기반으로 한 비난과 비판은 불가한 영역에 가깝다. 


여전히 좋아하는 것도, 특기도 그림.

그러나 사람은 그리지 않기로 마음 먹었으니 그 외 환경을 고려하여 주로 그리는 것은 풍경화. 종교화는 아주 천천히 오랜 시간 한 작품을 잡는다. 빼어난 실력임에도 다른 이들에게는 보여주지 않는데, 스스로가 아직도 그림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어리석다 느껴짐과 동시에 이 생각을 타인에게 들을까 두렵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모든 음식을 잘 못 먹는다. 그나마 좋아하는 건 차와 달콤한 것.

공부 외 휴식 시간에는 혼자서 그림을 그리거나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쉬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 


모든 자기 방어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하기 시작하면 자기도 모르게 신체 일부분을 긁어 뒤늦게 문지르곤 한다.

"가지 말고 옆에 있어…"
로코 카르보
Roch Carbo
카엘루마 성국  ✶ 189cm  ✶ 89kg  ✶  25y
Teresa
매번 번듯한 이유를 내놓는다. 신두와의 관계, 주의 은혜를 모두가 느낄 수 있도록 하고자… … 그러나, 그가 진심으로 이리 생각하여 선택하였는지는 모를 일이다. 그가 나열하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정말 그의 ‘주관’인가?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언젠가는 찾아올 것이므로.

전신

징조

〈고개를 푹 수그린 채, 비관적인 말을 읊조린다.〉

“이딴 건 쳐다보기도 싫어…”


낡은 제 어머니의 초상화를 고개를 푹 수그린 채 작게 읊조렸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그림을 두고 몸을 일으키던 순간, 주위를 밝히기 위해 세워놓았던 초가 어떤 연고도 없이 엎어졌다. 불길은 마치 응당 그래야 한다는 듯 캔버스로 옮겨붙으니 뒤늦게서야 불을 꺼트렸으나 타버린 캔버스가 지녔던 과거의 모습은 흔적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의 말이 실현된 것이다. 아주 부정적인 방법으로. 


인상착의

변한 것은 없다. 여전히 힘 없는 밀발은 눈을 살짝 덮고 있고, 묘하게 창백해 보이는 인상과 늘상 짓고 있는 웃는 낯.


그러나 조금 더 단단해지고 견고해졌으니, 이제는 변화하는 속도도, 그 크기도 과거에 비해 느리고 작아졌다. 


단순히 이것이 표정에서만 그친 것인지,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 



움추러들었던 모양새는 이제 제법 번듯해졌고 키는 조금 더 자라 어디에서든 눈에 쉽게 뛰는 덩치가 되어버렸으니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제 완전히 자랐으니 더이상 볼품없이 드러난 손목을 볼 일은 없다는 것 정도. 


과거처럼 미처 물감을 닦아내지 못 하는 실수는 하지 않는다. 


품행

[여전한 / 견고해진 / 의존하는]



유의미한 변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사소한 것에도 쉽게 놀라고, 기가 죽거나 슬퍼하며, 기뻐한다.


여전히 외부와는 남들보다 높은 벽을 유지하고 있으며, 제 사람, 제것이라 여기는 것 외엔 그 어떠한 존재도 달갑게 여기지 않으니 지금까지도 아주 친밀한 이들과 보내는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혼자 보내는 시간을 택한다.



그런 자신을 그럴싸하게 포장하기 위하여 웃고, 양보하고 고집을 꺾거나 부러 과할 정도의 친절을 베푸는 것은 완전히 체화되었으니 이제와 불편하게 여길 것도 없다. 눈썰미가 아주 좋은 사람만이 그가 그닥 진심으로 행하는 일이 아니란 것을 알아차릴 뿐이다. 그저 모든 것은 상황을 간단히 넘기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며… 


여전히, 그는 다른 것보다는 제 자신과 그 주위를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



무엇이든 쉽게 불쾌하게 여기고, 누군가의 호의를 제대로 된 호의로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남들에 비해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일상을 차지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고통이라 인지하니 과거에는 이러한 스스로의 모습에 괴리감을 느꼈으나, 어느 순간부터 이미 태어나버린 이상 어쩔 수 없다 여기게 되었으니 오히려 안정을 찾았다. 



많은 것에 고찰하지 않는다. 괜한 것에 의문을 품지 않고 어줍잖게 파헤치려 하지 않는다. 그러니 파문이 일어날리가. 바람 불지 않는 바다처럼, 돌 하나 떨어지지 않는 호수마냥 잠잠하기만 하다. 여전히 남들에 비해 큰 반응을 보일지라도, 과거에 비해서는 현저히 담담해졌고 대부분의 것은 웃으며 넘어갈 수 있게 되었으니. … 좋은 일인가?



여전히 늘상 중요한 순간의 결정은 타인에게 맡긴다. 마치 여지라도 주는 듯한 행동은 꼭 상대를 신뢰하고, 의지하는 것처럼 보이나 이것을 참된 신뢰나 의지라고 할 수 있을까? 아마 알 사람은 알 테다. 이러한 행동은 그저 이 모든 것을 외면하고 주어진 일만 하는 것으로 모든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함인 것을.


이야기

누군가의 귀에 들어갈만큼 특별한 행적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어떠한 소문도, 사건도 없이 조용히 학교를 졸업했고 대부분의 평민 출신이 그러하듯 사제직에 올라 본래 자신의 고향이 있는 지역으로 왔다.  지금까지도 그는 지금의 순간에 도달한 모든 과정에 어떠한 불만도 품은 적 없다. 


오랜만에 돌아온 마을은 크게 변화한 것 없으니 가족들도, 사람들도 돌아온 그를 반겨줬다. 마을은 옛날보다 자주 벌어지는 이변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기는 하나 이것이 유의미하게 마을의 분위기를 해치지는 못 하였다. 애초부터 고됨이란 단어는 그들의 삶에서 분리되지 못 하는 영역이기에 그 큰 차이를 느끼지 못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여전히 마을 사람들 앞에서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그들의 일시적 적대가 정말 무엇에서 비롯되었는가는 크게 중요치 않으니까. 자신이 그들 앞에서 그림을 그리지 않는 것으로 유지만 될 수 있다면 얼마든. 


-


대신에, 무명으로 자신의 그림을 세간에 내놓기 시작했다. 정식으로 매입하거나 경매에 오르는 것도 아니니 유명세를 많이 타지는 못 했으나, 일부 소수의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하는 중. 매번 화풍과 그려내는 것을 달리하니 그 누구도 그린 이를 추측해내지는 못 하고 있다. 다만, 이름은 없더라도 매번 똑같은 사인을 남겨놓으니 이것을 기준으로 수집하는 이도 생겨나는 추세. 당연하게도, 초상화는 그리지 않는다. 


-


여전히 좋아하는 것도, 특기도 그림… 그리고 친구!

극소수, 자신이 아끼는 사람들에게는 이제 자신이 그림을 그리고 좋아한다는 것을 크게 숨기지 않는다. 

쑥쓰러워하는 것은 여전하다…


자극적인 모든 음식을 여전히 즐기지 못 한다. 그나마 좋아하는 건 차와 달콤한 것. 

교회의 일정을 수행하고 난 뒤에는 홀로 공부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고, 휴식을 취하는 등의 시간을 보낸다.

말을 더듬거나 끊어서 말하는 것은 거의 사라졌으나, 여전히 말하는 속도는 타인에 비해 느리고 나긋나긋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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