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신이 안배하신 길 위에 서있는데..."
에리다누스 아케르나르
Eridanus Achernar
카엘루마 성국
167cm  , 49kg  ,  17y

✦징조
〈엄지를 올렸다 내린다.〉
교회 창문을 새 스테인드글라스로 교체한 날. 어른들은 새벽부터 한낮에, 어린아이들은 늦은 오후부터 밤까지 스테인드 글라스를 볼 수 있었다. 에리다누스는 후자에 속했다. 성경의 장면을 색색의 유리조각으로 재현한 스테인드글라스는 촛불에 의지한 어렴풋한 상만 남아, 모든 아이들이 아쉬워했다. 마지막으로 창틀 가까이 다가간 에리다누스는 엄지를 올려, 제 손이 닿는 한 높은 곳을 쓸어내렸다. 이 즈음부터 빛이 쪼개져 닿는다면, 신께서 원하셨을 아름다움에 가까워질까. 엄지가 내려가자, 한밤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대낮처럼 반짝였다. 모든 아이들은 에리다누스의 성행, 찰나의 빛을 목도했다.

인상착의

어깨선을 넘지 않는 적금발, 타원형 눈썹, 채도 높고 선명한 붉은 눈.


펠레그리나(어깨망토)보다 영대를 걸치고, 만텔로네의 후드까지 덮어쓴 모습을 자주 비췄다. 드물게 만텔로네 없이 돌아다니는 날엔 바스라질 듯 버석거리는 촉감, 결대로 갈라지는 적금발 머리카락을 바람에 나부끼는 대로 둔다. 칼라와 로리카에 눌려 바깥으로 뻗치듯 휘어진 뒷머리나 시야를 가릴 만큼 길게 길러 양 옆으로 갈라놓으니 옆머리와 구분이 어려운 앞머리까지. 최대위생 최소관리의 가치관이 엿보였다. 주로 착용하는 복장이 복장인 만큼, 후드를 쓰면 금방 가려질 것이라며 바람결에 머리카락이 엉킨들 손대지 않았다. 


둥그렇게 떨어지는 이마는 타원형의 눈썹으로 이어진다. 얇게 쌍꺼풀 진, 어렴풋이 처진 눈매는 채도 높고 선명하리만치 쨍한 붉은 눈과 눈밑에 짙게 깔린 그림자에 눌려 큰 인상을 주지 못한다. 밀색 피부는 호밀처럼 거칠고 수면부족처럼 파리한 낯이지만 사교적으로 말 붙이는 얼굴은 당신이 어떤 사람이건, 신 아래 함께하니 기꺼이 말을 붙여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만텔로네로 숨기듯이 감싼 마른 체형은 펠레그리나를 입어야만 드러난다. 감싸지 않은 맨손은 손마디부터 연결부위까지 모두 거칠고 버석거리며, 손톱은 지독하게 바싹 깎았다. 신 아래 성심을 다하는 만큼, 교복이나 태도는 흐트러지거나 모난데 하나 없다. 장신구를 착용한 적조차 없다. 몸과 옷에 배인 특유의 향마저 없으며, 가끔 묻어나는 낡은 종이 냄새만이 유일하다. 유독 바닥이 얇은 신발을 신고다닌다.

품행

눈치 빠른 / 사교적인 / 헌신하는 / 배타적인


시야가 넓은 건지, 눈치가 빠른 건지 알 수 없는 에리다누스의 처세술은 대공의회에 선발된 이후로 더욱 빛을 발해, 말이 통하지 않을 때도 상대가 에리다누스의 욕을 하는지 칭찬을 하는지 알아낼 정도로 발전했다. 수업/훈련 중 생각을 거듭하다 진도를 놓쳤을 때, 옆자리에 앉은 에리다누스가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내용을 짚어준 경험은 드물지 않다. 필요한 것이 있어 주변을 돌아보고, 마침 에리다누스가 지나갔다면 옆에 필요한 물건이 놓여있었던 경험 또한. 에리다누스는 눈에 보였고, 할 수 있으니 해준 거라며 말을 아꼈다.


에리다누스가 기억하는 한, 그는 언제나 신실하게 행동했다. 주변인들에게도 에리다누스는 태어난 순간부터 눈 감는 날까지 루치교도일 신학생으로 꼽히며, 누구도 에리다누스가 파문 당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태어난 곳이 다르고 쓰는 말이 달라도 모든 사람은 신께서 가장 공들인 피조물이므로 신을 믿는 자로써 그에 따른 최소한의 존중을 지킨다. 성국인의 대다수가 그렇듯 타 종교인에게 배타적이지만 완벽하게 배제하지 않고, 부정적이지만 미지근한 태도를 유지한다. 



이야기

에리다누스
  • 호불호 : 모든 것은 신의 은총으로 빚어진 것이라며 호불호를 드러내지 않지만...
    • 좋아하는 것: 따뜻하고 국물 많은 음식, 창문, 장식 많은 촛대
    • 싫어하는 것: 감히 신의 존재에 의문을 품는 자
  • 취미, 특기 : 예습, 복습, 성화 감상 / 신학서 필사
  • 호칭 : 상대가 원하는 내용 또는 신분에 맞춰 뒤에 ‘님’을 붙여 호칭한다. 
  • 음성과 말투 : 흘려들으라는 양 나직하고, 탁하지 않은 앳된 목소리로 간혹 내비치는 특유의 성조가 있다. 말 끝으로 갈수록 힘빠지고 조심스러워지는, 한숨을 길게 빼는 듯한 조성은 나고자란 마을에서 쓰던 토착 언어의 잔재. 성조 이외엔 흠잡을 곳 없는 카엘룸 어를 구사하며 문법은 완벽에 가깝다. 헤자즈어와 신두어는 합동훈련 1년차 시절 듣다보니 능숙해진 아침 인사 외엔 잘 모른다.
  • 가족 : 에리다누스는 입학 이후 관련 화제를 잘 꺼내지 않으나, 아래 내용은 신학생을 포함한 많은 대공의회 참여 인원들이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내용이다.
    • 카엘루마 서부 지역, 코크마 령의 멘톤 출신. 교회 스테인드 글라스가 특징적임.
  • 주변 평가 : 두루두루 사교적이며 신실한 신학생. 
    • 신학생이라면 에리다누스가 입학 직후 보였던 어휘 쓰임새나 문법 체계에 유독 서툴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에리다누스도 숨기지 않았으므로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그의 출신을 짐작했을 수도 있다. 글에 익숙치 않던 시점까지는  수업이 끝날 때마다 밖에 나가 눈과 손끝으로 내용을 외울 수 있게 내용을 바닥에 적고 발로 밟아 지운 다음, 하루가 지날 때 다시 써내렸다고. 지금도 여전히 모든 내용을 받아적는다. 이론과 원론을 이해한 내용으로 재차 필기를 반복하다보니 필사체나 이론 이해도 모두 흠잡을 곳 없다는 평을 받는다.
    • 예니센과 르타 교의 사제들이라면 대공의회 훈련 초반, 카엘룸어로 얘기하지만 늘 통역과 함께하던 에리다누스를 기억할지 모른다. 훈련 3년차에 접어든 지금, 타국인에겐 은연 중에 태도를 달리 한다는 말이 알음알음 퍼져있으나 간단한 인삿말은 통역 없이 알아듣고, 그 이상은 눈치껏 판단하니 타국에서 찾아온 외교사절로써 대하는 공적인 태도엔 흠결이 없다. 사적으로는 살가운 태도를 보이며 반가워하지만, 협력을 요청하는 경우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보인다.
    • 대공의회 선발 전부터 지금까지, 성행 관련해선 무난하단 평을 받는다.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운용엔 실패 없이 성공하나, 두각을 드러내는 정도는 아니다. 간단한 징조임에도 뚜렷한 두각을 드러내거나 높은 평가를 받지 않는 건 징조를 인지하고 분석하려할 때마다 이 동작이 엄지를 <올렸다내리는> 건지 <내렸다올리는> 건지 스스로 꼬여버리다 못해 결국은 의지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에리다누스가 낙담한 채 설명했다.
    • 대공의회 선발 인원을 추려낼 때, 가장 먼저 이름이 언급된 이들 중 하나였다. 높은 이론 이해도로 말미암은 우수한 성적, 신에게 헌신적인 성실함, 주변을 대하는 사교적인 태도까지. 에리다누스는 바로 수락하지 못하고 번민했으나 결국 신께서 안배하신 길이라며 받아들였다. 


아케르나르
  • 에리다누스가 태어나기 전. 코크마 령은 추기경 및 성황에게 멘톤 마을의 겐필(아케르나르)를 종교에 반감을 가졌다는 사유로 고발, 파문하였다. 낙인이 찍힌 겐필 아케르나르에겐 배우자, 바키타와 아들, 제르바시오가 있었다. 겐필이 파문 당한 뒤 남은 배우자와 아들에게 닿는 마을 공동체의 시선은 곱지 않았으나 그들은 겐필에게 물들었단 어떤 흔적도 없이, 변함없는 신실한 삶에 정진했다.
  • 세월이 흘러 건축공이 된 제르바시오는 지역 교회에서 만난 가구상 지타와 혼인 서약을 맺고, 머지 않은 겨울에 에리다누스가 태어났다. 에리다누스는 100일이 채 지나기 전에 부모님이 서약을 맺었던 교회에서 세례를 받았으며, 세례명은 그의 생일이 축일인 성인 에리다누스(믿음을 논증하고자 한  거룩한 불꽃의 성인)에게서 따왔다.
  • 신실하고 화목한 그들과 얌전한 에리다누스인 만큼, 에리다누스는 신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큰 훈육 없이 자랐다.


코크마 령, 멘톤 마을
  • 코크마 령은 지도상 아에움 해 인근에 위치하며, 영지 내에서 가장 톨로사와 인접한 마을 이름이 멘톤이다. 소도시보다 부족한 환경이나 대다수의 거주민은 신실한 삶을 이어가며, 왼쪽 어깨에서부터 시작해 성호를 완성하는 하루를 살아간다. 멘톤 마을에서 쓰는 카엘룸 어는 중앙의 카엘룸어보다 단어 구성이 단순하며, 어간에 상관 없이 어미가 낮고 약해지는 특징적인 성조가 있다.
  • 토착 신앙은 코크마 령의 다른 지역처럼 루치 교 교리에 흡수되었으며, 그 흔적은 멘톤 마을의 옛날 이야기 <유리 빚는 자>에만 남아있다.
  • <유리 빚는 자> : 멘톤 마을의 옛 이야기. 신의 뜻에 따라 아흔아홉 개의 오색 유리를 만들었고 신께서 그 아름다움을 보시며 약속을 내리는 이야기. 집집마다 이야기의 변주가 생기고, 결말이 다르다.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자장가도 있다..
"미욱한 제 개인의 생각이 중요한가요."
에리다누스 아케르나르
Eridanus Achernar
카엘루마 성국  ✶ 167cm  ✶ 52kg  ✶  24y
Teresa
<카엘루마의 길> 연장을 통한 루치교의 확장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평화와 번영의 시대에 맞춰 신의 가르침이 보다 많은 곳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신의 대리자란 그게 걸맞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람이어야 하므로.

전신
※이미지 출처:@_MUO2_ commission

징조

〈엄지를 올렸다 내린다.〉
교회 창문을 새 스테인드글라스로 교체한 날. 어른들은 새벽부터 한낮에, 어린아이들은 늦은 오후부터 밤까지 스테인드 글라스를 볼 수 있었다. 에리다누스는 후자에 속했다. 성경의 장면을 색색의 유리조각으로 재현한 스테인드글라스는 촛불에 의지한 어렴풋한 상만 남아, 모든 아이들이 아쉬워했다. 마지막으로 창틀 가까이 다가간 에리다누스는 엄지를 올려, 제 손이 닿는 한 높은 곳을 쓸어내렸다. 이 즈음부터 빛이 쪼개져 닿는다면, 신께서 원하셨을 아름다움에 가까워질까. 엄지가 내려가자, 한밤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대낮처럼 반짝였다. 모든 아이들은 에리다누스의 성행, 찰나의 빛을 목도했다.

인상착의

@_MUO2_ commission님 커미션

하나로 묶은 적금발, 채도 높고 선명한 붉은 눈.



 풀어헤치면 허리까지 오는 적금발 머리카락은 하나로 묶어 어깨에 걸쳐놓았다. 이를 바람에 나부끼는대로 두지 않았고, 결대로 갈라지던 머리타래는 대성전의 앞을 지킬 때면 허브와 기름으로 매만졌다. 착용하는 복장이 복장이고, 문을 지키는 장소가 장소인 만큼 바람결에 머리가 엉키는 일 없게 뒀다. 



 얇게 쌍꺼풀 진, 어렴풋이 처진 눈매는 시간이 흘러도 한결 같다. 신께서 안배한대로 걸어간 자의 채도 높고 쨍한 붉은 눈은 사사로이 흐려지지 않았다. 언제나 선명하고 맑으며, 투명하고 깨끗하다. 정기적인 휴식과 훈련, 정시교대로 제 색을 되찾은 피부는 고른 혈색이 돌았다. 비록 어린 날의 흔적처럼 눈아래 옅은 그림자가 깔려있으나 누구도 흉으로 여기지 않았다.



 기사단 복장과 보호대, 망토로 숨기듯이 감싼 체형은 드러나지 않았다. 징조를 확인하고 의지를 다지고자 손가락 부분을 쳐낸 반장갑 외에는 눈에 띄게 다른 차림새도 없다. 착용한 장신구 한 점 없다. 손톱은 지독하게 바싹 깎았으며, 손마디부터 연결부위는 거칠고 버석거렸다. 몸과 옷에 배인 특유의 향이 없어, 주변의 향이 그대로 묻어나곤 했다.

품행

사교적인 / 헌신 / 맹목 / 안정 추구자 / 회피 / 배척



선행으로 오르내리던 이름을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이름이 있다. “에리다누스 아케르나르”. 시야가 넓은 건지, 눈치가 빠른 건지 알 수 없는 에리다누스의 행동은 사람들과 어울리고자 하는 배려이다. 말이 통하지 않을 때조차 상대의 말을 알아듣는 수준이었다. 지금은 눈 닿는 공간을 확인하고, 손 뻗을 거리를 가늠하며 무명의 배려를 건넨다. 상대방이 필요하지 않았어도, 에리다누스는 전하고자 하는 어떤 행동과 말을 취한다. 에리다누스는 이에 대해 눈에 보였고, 할 수 있으니 한 거라며 여전히 말을 아꼈다.



사람들은 에리다누스가 밀라나의 대성전 문을 지키는 동안, 에리다누스를 루치교에 헌신하는 성기사로 떠올렸다. ‘종교와 신’이라는 화젯거리에선 루치교를 제외한 모든 말에 눈을 가리고 흘려들을 만큼 맹목적인 가치관을 은연 중에 떠올린다. 그러면서도 모든 사람은 신께서 가장 공들인 귀한 피조물이므로, 신을 믿는 자로써 최소한의 존중을 지키려 했다. 루치교에 헌신하므로 모든 휴식 시간은 기도, 봉사, 필사본 제작으로 이뤄져있음에도 스스로를 놓지 않는다. 최소한으로 아끼며 자기관리한다. 성기사인 만큼 군사 훈련을 꾸준히 받고, 정시 근무를 지킨다. 



개인의 의견은 간단하게 털어놓으면서도, 결코 강하게 주장하지 않는다. 개인사는 특히나 회피하며,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먼저 화두에 올리지 않는다.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에리다누스 개인에 관련된 이야기는 피하고, 상대의 환심을 살 법한 내용을 꺼내는 재주가 더욱 늘어났다. 넓은 시야로 파악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본능적인 회피에서 비롯되었다. 



안정된 평정심을 추구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 또한 자신처럼 안정적이기를 바라고, 어떤 상황으로 인한 파문이 일어나길 원치 않는다. 성국인의 대다수가 그렇듯 타 종교에게 배타적이던 생각은 더욱 강화됐다. 온세상 사람들이 루치교를 믿음으로써 사람들이 안정된 화합을 얻기를 바란다. 파문이 일어날 만큼의 갈등이 인다면, 더 큰 믿음과 흐름으로 맞춰가기를 바란다.

이야기

직업, 성기사단원 그리고… 대성전의 문지기


 기사 서임 1년차를 맞이한 정식 성기사이자 밀라나의 중심 건물, 대성전을 방위하는 성기사단원. 교대 시간에 한 차례도 늦은 적 없는 기사단 동료이며 대성전 방문객과 지나다니는 시민에겐 언제든 친절하게 도와줄 것이란 인상을 준다. 대성전 방문객이 필요로 여길 때 대답하거나, 거수자를 지켜보는 문지기.


  • 봉급 사용처


필사본 제작용 종이(양피지)에 ½, 코크마 령 멘톤 마을의 가족에게 ¼, 남은 양으로 생활비를 쓰고, 잔액은 수도원에 기부한다.


  • 주변 평가
    • 에리다누스와 교대하며 대성전을 방위하는 동료들은 에리다누스를 공적으로는 빽빽한데 사적으로는 사교적이지만 드물게 독특하다고 평가했다. 헌신적이고 신실하지만, 에리다누스 개인에  대해선 아는 이가 드물고, 화제로 나와도 가뿐하게 돌려버리니 묘한 거리감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뜬소문의 정체를 알게 된 이후, 거리감은 무뎌졌다 한다.
    • 밀라나 대성전에 자주 들리는 시민은 에리다누스를 이렇게 기억했다. 두번째 방문부터 자신을 기억하고 먼저 인사를 하며, 가끔은 미아가 된 성가대원을 보호하고, 방문객에게 가벼운 안내를 하는 문지기라고. 


  • 에피소드

 밀라나 대성전 앞 어느 성기사는 키가 늘었다 줄었다 한다는 뜬소문이 돈다는데….. 대성전 입구를 함께 경비하는 기사단원의 키에 맞춰 위화감 들지 않도록 신발 굽을 붙이며 제 키를 조정하고 있다. 에리다누스와 자주 사담을 나눈 성가대원이 미묘한(작고도 큰) 차이에 비결을 물어보았고, 에리다누스는 신발을 눈짓했다. 최대로 높았던 굽은 기본 높이 포함 20cm. 


2차 대공의회로 소집된 지금은 기본 지급된 성기사단의 장화를 조정 없이 신고 있다.



7년간 있었던 일


당신이 1398년 이후 밀라나에 머물렀다면, 1398년 중반부터 에리다누스와 재회했다고 기억할지 모른다. 중앙 교구와 연이 닿아 에리다누스의 행적을 찾았다면, 졸업 후 부제 선임을 유예를 청하며 순례를 떠났다는 내용은 쉽게 접할 수 있다. 1398년 이후 에리다누스는 밀라나 인근을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당신이 제국인 또는 왕국인이라면, 카엘루마 성국에 발 디딘 적 없다면 에리다누스와는 2차 대공의회 소집으로 7년 만에 재회하는 셈이다.


개인적인 연락은 졸업 직후 끊어졌으며, 약속한 이가 있다면 약속을 지키고자 전서구 또는 교구를 통해 연락한 것 외에 추가적인 연락은 없었다.


  • 1400년, 현재. 성기사단 소속 1년차.
  • 1399년, 기사 서임 및 성기사단 소속 0년차.
  • 1398년, 순례 3년차, 중단. 중반에 밀라나로 돌아와 서임 전 군사 훈련을 받았다. 
  • 1397년, 순례 2년차. 자세한 행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 1396년, 순례 1년차. 자세한 행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 카엘루마의 길 서부에서 동부까지 순례를 이어갔다. 발 닿는 한 인근 지역을 돌며 빈발하는 이변으로 척박해진 사람들을 도왔다고.
  • 1394-1395년, 중앙 신학교에서 남은 교육을 마치고 졸업했다.



코크마 령, 멘톤 마을


 코크마 령은 지도상 아에움 해 인근에 위치하며, 영지 내에서 가장 톨로사와 인접한 마을을 멘톤이라 일컫는다. 마을 입구에서 도보로 열흘밤낮을 꼬박 걸어가면 아에움 해와 인접한다. 사람과 짐마차가 밟아가며 다져놓은 길은 잦은 이변으로 오가는 객이 줄어 황폐해지고 있다. 토착 신앙은 코크마 령의 다른 지역처럼 루치 교 교리에 흡수되었으며, 그 흔적은 멘톤 마을의 옛날 이야기 <유리 빚는 자>에만 남아있다.


  • 옛날 이야기 <유리 빚는 자>


 멘톤 마을의 옛 이야기. 신의 뜻에 따라 아흔아홉 개의 오색 유리를 만들었고 신께서 그 아름다움을 보시며 약속을 내리는 이야기. 집집마다 변주가 있다. 

    • 제르바시오 아케르나르는 에리다누스에게 옛날 이야기 속 오색 유리를 <인간이 가장 깨트리기 쉽고 아름다운 약속과 청탁의 말>이라 해석해 들려주었다. 아흔 아홉 번의 약속을 지켜온 유리 빚은 자의 정결함과 신실함에 천사가 방문했다는 결말.
    •  겐필은 살아생전 옛날 이야기를 해석해 아에움 해를 거쳐 멘톤으로 오게 된, <아주 얇은 돌에 같은 문장으로 아흔 아홉 번을 기원>하는 토속 신앙이 있었으리라 추정했다. 기원하며 두드리고 건드려 쪼개진 돌 속이 반짝이면, 소원이 이뤄질 거란 해석을 아는 사람은 이제 제르바시오만 남았다.



아케르나르


겐필(아케르나르)은 1396년, 노환으로 사망해 마을 공동묘지에 묻혔다. 파문 당했으므로 장례식은 없었다.


건축공 제르바시오 아케르나르는 은퇴하지 않았으며 가구상 지타와의 사이는 돈독하며 화목하다.


두 사람은 에리다누스가 보내오는 급여를 모았고, 1399년 9월에 지타의 취향에 맞춰 집을 증축했다.


에리다누스의 공간은 가장 햇볕 좋은 곳으로 남겨두고, 정원에 텃밭을 꾸렸다.



개인

  • 호불호: 에리다누스는 말한다. 세상 만물의 주인인 신께서 지은 것에 제 호오를 감히 견줄 수 없어요.
  • 특기: 필사본 제작
    • 기사로 선임된 후 계절이 지날 때마다 1권씩 정성을 들여서 필사본을 만든다. 만든 필사본은 신학교, 수도원 등에 제공한다.
  • 음성, 어조: 대성전의 경계를 서고 교대 시 인수인계할 때 사용하는, 정보로 빼곡하고 고저없이 딱딱한 목소리와 사담을 나누거나 시민을 대상으로 편하게 이야기할 때 사용하는, 흘려들으라는 양 나직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뉜다.
    • 사담을 나눌 때면 아주 드물게 내비치는 특유의 성조가 있다. 말 끝으로 갈수록 힘빠지고 조심스러워지는, 한숨을 길게 빼는 듯한 조성은 나고자란 마을에서 쓰던 토착 언어의 잔재. 
  • 언어: 카엘룸어는 은유와 비유까지 적확하게 알아듣는다. 토착 언어까진 어려워하지만 극동부 지역의 사투리, 서부 지역의 사투리까지 무리 없이 알아듣는다. 헤자즈어와 신두어는 기초 회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까지만 이해한다. 나머지는 화자의 태도와 행동, 표정 변화로 판단한다. 정확도는 80%.
  • 호칭: 밀라나 대성전의 문지기가 당신을 불러야하는 이름으로 칭한다.
  • 한눈에 보는 바뀐 점 : 말솜씨가 좋아지고 머리를 길렀다. 에리다누스는 바뀐 건 없다고 이야기한다.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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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S

0/216
체력
2 / 10
완력
9 / 10
방어
0 / 10
자애
0 / 10
각오
1 / 10
집중
1 / 10
신앙
0 / 10
근면
0 / 10
민첩
1 / 10
재주
7 / 10
인내
4 / 10
설계
5 / 10
화술
0 / 10
관찰
0 / 10
사교
5 / 999
도덕
181 / 999
0 / 999

INVENTORY


STORY

  • 아녜스 쿼플라 세바체티

    Si vales, valeo_당신이 잘 지낸다면, 저는 잘 지내요
    ​1394년 파빌로 이변을 전해듣고 적어내려간 편지는 가벼운 걱정이 담긴 서두로 시작했다. 무사하지 않다는 소식에도 아녜스의 안부를 묻고 연락을 취한 까닭은 에리다누스가 아녜스의 파빌로 향한 애정을 알기 때문이었다. 안부, 감사인사, 염려, 아쉬움이 담겼던 편지 교류는 시간이 지나며 자연히 끊어졌다. 에리다누스가 순례를 이어가던 시기, 아녜스에게 연락 없이 파빌로를 방문하여 도움의 손길을 건넨 적이 있었다. 그리고 얼굴을 맞댄 첫번째 재회는 1399년, 밀라나 대성전 앞. 제 4기사단장의 서임을 앞둔 날이었다.

    ​에리다누스는 '아녜스 경'이란 사실을 안지 3초 만에 '세바체티 단장님'이란 칭호 변환에 성공한다.
  • 유르카 카르얄라이넨

    Volente deo_신의 뜻대로
    정석적인 유르카와 변함 없을 에리다누스는 주교와 순례자라는 위치에 서서 1397년 두 번 재회했다. 유르카의 관할 교구 중 한 마을에 이변이 발생했고, 지나가던 에리다누스가 마을에서 발견된 그라티움을 모아 교구에 연락을 취하며 마주했다. 두번째 재회는 이변지, 팔레르미 지역. 유르카의 한결 같음을 확인하며 에리다누스는 그를 "카르얄라이넨 각하"로 칭했다. 1399년, 성기사이자 대성전의 문지기로 거듭난 에리다누스는 카르얄라이넨 각하가 유르카 님으로 강등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나아감을 믿는 사람이 고꾸라졌을 때, 어떻게 손을 뻗어야할지 에리다누스는 알지 못한다. 손 닿지 않고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에리다누스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결국 세번째 재회는 1400년, 지금에 이른다.
  • 아그다 느부라마나자

    Ore, re_말과 행동으로
    1차 대공의회가 와해된 1394년의 어느 날. 운 좋은 두 사람은 우연히 기대치 않던 첫번째 재회를 이뤘다. 상당히 낯익은 억양으로 소통하며, 우산을 든 평범한 카엘룸 사람의 정체를 알아본 에리다누스와 밀라나까지 밀항하며 도착한 아그다는 대공의회 시절처럼 대화를 나눴다. 카엘루마 성국에서 신두 왕국 사람과의 재회는 우연과 운이 겹치지 않으면 불가능했기에 신께서 안배하셨다 여긴 에리다누스는 아그다에게 작은 기념품과 고향 마을까지 가는 길을 알려주고 내보냈다.

    진정한 친구는 성격과 말과 행동으로 알아본다는데, 말과 행동만으로 알아볼 수 있는 성가신 자는 무어라 칭해야 하는가? 변칙적이고 고집스러운, 타국인과의 관계엔 어떤 이름도 붙이지 않는다. 에리다누스는 자신이 아그다에게 건넨 기념품을 어떤 상태로 간직했을지 신경 쓰지 않는다. 아그다에게 솔직해지기로 한 에리다누스만의 약속은 내용은 달라졌을지라도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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